조직이 풀 수 없는 문제
내가 찾아야 할 기회는 모두가 문제를 알고 해결을 바라지만, 기존 조직은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봤다. 소비재도 매력적이지만, 지금의 내가 유리한 싸움은 아니다. 그곳의 해자는 브랜드, 유통과 운영에 있다. 새로 배울 수는 있겠지만, 내가 이미 쌓은 것을 활용하기 어렵고 기회비용도 크다.
내가 쌓아온 시간이 해자가 되려면 결국 기술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기술만 어렵다고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산업에는 이미 복잡한 체인과 강한 기존 레이어가 존재한다. 그 안에서 영리한 위치를 잡지 못하면 좋은 기술도 하나의 부품으로 남는다.
AI로 구현과 복제가 쉬워질수록,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드는 일은 더욱 위험해진다. 기술의 난도가 아니라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큰 기술 기업의 연구소로 가려 한다. 연구소는 당장의 제품 로드맵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여러 기술과 조직의 경계를 탐색할 수 있는 곳이다.
복잡하고 값비싼 문제를 직접 풀어보고, 기술이 제품과 고객에게 도달하는 과정에서 어디가 반복적으로 막히는지 알고 싶다.
기업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그곳에서 해결하면 된다. 그러나 모두가 필요성을 알면서도 기존 조직의 구조 때문에 끝내 풀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면, 그때가 비로소 나와서 회사를 만들 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