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삶
내가 바라는 삶은 비교적 분명하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마음껏 베풀고, 생계나 조직에 끌려다니지 않을 만큼 자유로우며, 충분히 큰 성취로 내 능력을 인정받고, 내 시간과 자원을 내가 중요하다고 믿는 생각과 호기심을 현실로 만드는 데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삶.
나는 부유해지고 싶다. 그러나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거절하고,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생각에도 시간을 쓰며, 아끼는 사람들에게 계산하지 않고 베풀 수 있기를 바란다. 내게 부는 소비보다 선택권에 가깝다.
자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은 채 편안하게 물러나는 삶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충분히 큰 결과를 만들고, 내가 존중하는 사람들에게 내 능력을 인정받고 싶다. 내가 가진 가능성이 실제였음을 스스로도 확인하고 싶다.
다만 성공을 위해 평생 나를 증명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 성취는 나를 자유롭게 해야지, 또 다른 경쟁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 조직의 평가와 다음 직위, 더 큰 보상을 끝없이 좇다 보면 성공은 자유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속박이 된다.
바라는 것이 선명해지자, 바라지 않는 것도 보이기 시작했다.
한때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삶을 성공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깊이 고민해보니 내가 원하는 것은 대중의 관심이 아니었다. 유명세는 인정과 함께 타인의 시선과 기대를 가져온다. 자유를 얻으려다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에 붙잡힐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이름이 아니라, 내가 존중하는 사람들이 내 성취를 통해 내 능력을 인정하는 상태다.
스타트업 대표의 삶도 한때는 가장 큰 성공처럼 보였다. 하지만 회사를 이끄는 일은 자신의 성취만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직원의 생계와 투자자의 자본, 고객과 조직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까지 책임지는 일이다. 나는 큰 결과를 원하지만, 그 결과를 위해 통제할 수 없는 모든 것까지 책임지고 싶은 것은 아니다.
창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풀고 싶은 문제가 있고, 회사를 만드는 것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면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표라는 지위나 창업가라는 정체성 자체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목적이 아니라 필요할 때 사용하는 수단이어야 한다.
나는 영향력을 원하지만 노출을 원하지 않는다. 큰 성취를 원하지만 책임이 끝없이 커지는 삶을 원하지 않는다. 성공하고 싶지만, 성공 때문에 자유를 잃고 싶지는 않다.
내가 원하는 자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도 아니다. 흥미로운 문제를 연구하고, 오랫동안 생각하며, 글을 쓰고, 때로는 무언가를 직접 만들고 싶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보다 그것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느냐다.
결국 내가 바라는 것은 크게 성취하되 그 성취의 부산물에 지배당하지 않는 삶이다. 돈이 있지만 돈을 위해 살지 않고, 인정받았지만 인정받기 위해 살지 않으며, 자유롭지만 그 자유를 무의미하게 소비하지 않는 삶.
그리고 그렇게 얻은 시간과 자원을,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내가 중요하다고 믿는 일에 마음껏 쓰고 싶다.